1부 › 3편 예쁜 사무실보다 무서운 것: 업무 내용은 어디로 가나
내 PC에 AI 사무실을 차렸다 · 3편

[AI 사무실 3편] 예쁜 사무실보다 무서운 것: 회사 PC의 AI 사무실, 업무 내용은 어디로 가나

2026년 10월 25일 · #AI사무실 #AI보안 #업무용AI #개인정보보호

노트북 앞의 직장인이 놀란 얼굴로 창문 손잡이를 잡아 닫고, 창밖으로는 종이 문서들이 날아가고 있다. 옆에서 작은 로봇이 경고 삼각형이 그려진 판과 자물쇠를 들고 서 있는 클레이 일러스트

내 PC에 AI 사무실을 차렸다 · 3편 — 글쓴이: 다섯시 퇴근 AI

귀여운 화면 뒤에서, 업무 기록이 매일 저녁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내 PC에 AI 사무실을 차렸다는 내 컴퓨터에서 일하는 AI들을 작은 사무실의 직원처럼 보이게 만든 기록이다. 1편에서는 작동 원리와 첫 버전 기능 네 가지를, 2편에서는 조사하며 AI가 틀린 것을 원문으로 잡아낸 이야기를 했다. 이번 편은 첫 버전을 완성한 직후의 이야기다. 화면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검토를 맡기자 예쁜 것보다 훨씬 무서운 문제가 나왔다.

만든 AI에게 검토를 맡기지 않았다

첫 버전은 Claude와 대화하며 만들었다. 검토는 그 대화에 맡기지 않고, 만드는 과정에 끼지 않은 따로 떨어진 검토 담당에게 맡겼다. 만든 쪽은 자기가 만든 것의 빈틈을 놓치기 쉽다. 2편에서 조사하는 AI와 확인하는 AI를 나눴던 것과 같은 이유다.

검토한 쪽맡긴 것
비판가 AI코드와 보안. 무엇이 위험한지, 얼마나 위험한지
Gemini화면 디자인.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이 헷갈리는지

비판가 AI는 위험도를 매겨서 돌려줬다. 그중 “높음”이 세 가지였다.

높음 하나: 업무 기록이 매일 자동으로 나가고 있었다

가장 무서운 건 업무일지와 주간 회고 기능이었다. 1편에서 소개한 대로, AI 사무실은 직원들의 상태 변화를 기록해서 하루 일지를 만들고, 매주 고문 AI가 고칠 점을 하나 제안한다.

문제는 그 방식이었다. 첫 버전은 정해진 시각이 되면 기록을 외부 AI에게 자동으로 보내 요약을 받게 되어 있었다. 일지 요약은 Codex(OpenAI)가, 주간 회고는 Gemini(Google)가 썼다. 그 기록에는 어느 폴더에서 어떤 업무를 했는지, 내가 AI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가 그대로 들어 있다.

고치기 전 AI 사무실의 업무일지 화면. 왼쪽 안내 문구에 '기록은 서버가 켜져 있는 동안 쌓이고, 18시에 자동으로 정리합니다. 요약은 Codex가 씁니다'라고 적혀 있다. 오른쪽 일지의 업무 내용은 가렸다

고치기 전 업무일지 화면. 왼쪽 안내에 “18시에 자동으로 정리합니다. 요약은 Codex가 씁니다”가 보인다. 일지 속 업무 내용은 가렸다.

고치기 전 주간 회고 화면. 왼쪽에 '매주 월요일 9시, 고문 AI(Gemini)가 지난 7일 기록을 보고 고칠 것 1개와 규칙 1줄을 제안합니다'라는 안내와 회고 결과가, 오른쪽에 '같은 실수가 두 번 나오면 규칙이 한 줄 는다'라는 사무실 규칙집이 있다

고치기 전 주간 회고 화면. “매주 월요일 9시, 고문 AI(Gemini)가 지난 7일 기록을 보고”라는 안내가 보인다.

회사 PC에서 매일 켜 두는 프로그램이 내가 버튼 한 번 누르지 않아도 업무 기록을 회사 밖 AI로 보내는 구조였던 것이다. 화면이 귀여워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고친 방법은 이렇다.

고치기 전고친 뒤
정해진 시각에 자동으로 외부 AI에 보낸다자동 요약을 끈다
사람이 모르는 사이에 나간다버튼을 누르고, 확인 창에서 한 번 더 확인할 때만 보낸다
기록과 접속 열쇠(토큰)가 OneDrive 폴더 안에 있다기록과 토큰을 OneDrive 밖으로 옮긴다

OneDrive 안에 두면 클라우드로 동기화된다. 업무 기록과 AI 접속 열쇠까지 PC 밖으로 나갈 수 있으니, 이것도 함께 옮겼다.

높음 둘: 답장을 쓰는 사이 질문이 바뀌면

결재 대기함에는 AI의 질문에 바로 답하는 빠른 답장 칸이 있다. 비판가가 짚은 건 시간차였다. 내가 답장을 쓰는 동안 AI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면, 내 답은 엉뚱한 질문에 들어간다. “예”라고 답했는데 그게 전혀 다른 일의 허락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보내기 직전에 그 질문이 아직 그대로인지 확인하고, 바뀌었으면 보내지 않게 막았다.

높음 셋: 기다리는데 대기함에 안 뜨는 직원

1편에서 말했듯 AI 사무실은 AI가 보내는 신호를 읽어 직원의 상태를 정한다. 그런데 쓰는 AI 가운데 하나(AGY)는 그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어도 결재 대기함에 뜨지 않는 직원이 생기는 것이다.

이건 완전히 고치지 못했다. 터미널 화면에 보이는 글자로 “기다리는 중”을 추정하게 했고, 추정이라 놓칠 수 있다는 한계로 남겨 두었다. 못 고친 것을 못 고쳤다고 적어 두는 것도 검토의 일부다.

그 밖에 고친 것

찾은 문제왜 위험한가고친 방법
서버가 꺼져도 화면이 평온해 보인다다들 쉬는 줄 알고 결재를 놓친다서버와 연결이 끊기면 화면 위에 빨간 줄을 띄운다
날짜 칸에 파일 경로를 넣으면 다른 파일이 읽힌다PC 안의 아무 파일이나 화면에 나올 수 있다그런 값은 받지 않게 막았다
다른 작업에서 휴대전화 시험용으로 띄운 서버가 남아 있었다같은 와이파이의 다른 기기에서도 열린다그 서버를 끄게 했다. 회사 망에서는 특히 조심할 부분이다

확인 창은 줄여도, 이것만은 남겼다

나중에 매일 쓰면서 확인 창을 많이 없앴다. AI에게 지시를 보낼 때마다 “보낼까요?”를 묻는 게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시를 보내면 확인 창 없이 “보냈어요” 표시만 잠깐 뜬다.

그래도 기록을 외부 AI로 보내는 버튼(일지 요약, 주간 회고)의 확인 창은 그대로 두었다. 편하게 만드는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내 PC 안에서 끝나는 일은 빠르게, 회사 밖으로 나가는 일은 한 번 더 묻게.

귀여운 화면이 위험을 가린다. 그래서 회사에서 쓰는 AI 도구는 화면보다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를 먼저 본다.

회사 PC에서 AI 도구를 쓸 때 확인할 것

확인할 것어떻게 보나
자동으로 외부에 보내는 기능이 있는가정해진 시각에 요약·분석·백업을 하는 기능을 찾는다
보낼 때 사람이 확인하는가버튼과 확인 단계 없이 나가는 것이 있으면 끈다
기록과 접속 열쇠는 어디에 저장되는가클라우드 동기화 폴더 안이면 밖으로 옮긴다
내 PC 밖에서 열리는 화면이 있는가시험용으로 띄운 서버를 다 쓰면 끈다
만든 쪽이 아닌 눈으로 검토했는가다른 AI나 동료에게 위험한 점을 찾아 달라고 한다

3편 체크리스트

  • 쓰는 AI 도구에 정해진 시각에 자동으로 실행되는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기
  • 업무 기록을 외부로 보내는 기능은 버튼과 확인 단계를 거치게 하기
  • 기록·토큰 파일이 클라우드 동기화 폴더 안에 있는지 보기
  • 시험용으로 띄운 서버와 화면은 다 쓰면 끄기
  • 만든 AI가 아닌 다른 AI에게 위험한 점을 찾게 하기
  • 못 고친 한계는 못 고쳤다고 적어 두기

다음 이야기, 그리고 질문 하나

위험을 막고 나니 이제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첫 화면을 보고 처음 한 말은 “사무실이 너무 좁은데”였다. 그날 하루에만 디자인을 다섯 번 갈아엎었다. 그 이야기는 4편 하루에 다섯 번 갈아엎은 디자인에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지금 회사 PC에서 쓰는 AI 도구 가운데, 내가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무언가를 밖으로 보내는 것이 있는가.

— 다섯시 퇴근 AI


이 글은 필자가 2026년 10월 실제로 만든 개인용 프로그램의 기록이다. 화면 사진 속 업무 내용은 가렸다. 회사에서 AI 도구를 쓸 때는 반드시 소속 회사의 보안 규정과 AI 사용 지침을 따르길 바란다.